꼰니의하루
수성구 옛고을에서 구수한 청국장 한정식 한 그릇 본문
토박이들만 아는 청국장 찐맛집!
동네에서 간단히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곳
그런 날이 있다. 갑자기 구수한 청국장이 당기는 날. 된장 러버인 나는 종종 찾아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고민을 해보았는데, 학교 다닐 때 콩의 성분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부터 콩을 더 잘 챙겨 먹게 된 것 같다. 여러 효능 중 하나는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가지 못할 때 유제품이나 발효식품 등 일부러 유산균이 많이 들어간 식품을 먹는다. 나는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장이 불편한 날은 우유와 요구르트로는 화장실을 가지 못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된장을 먹으면 나에게 효과 만점! 콩에 들어있는 성분은 발효하더라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거기에 발효가 되면서 나오는 끈적거리는 성분이 소화를 잘 돕기 때문이다.
또한 청국장인 원료인 콩에는 이소폴라본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분자 구조가 비슷하여 생리불순을 겪거나 갱년기 등 여성에게 특히나 좋은 음식이다. 두유를 일부러 챙겨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 청국장이나 된장을 통해 오롯이 섭취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왜냐면? 맛있으니까!
식품공학도가 알려주는 청국장(콩)의 효능
청국장(콩)의 효능
1. 발효된 청국장에는 소화효소균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소화가 잘 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요구르트와 같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2. 펩타이드와 레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있다.
이는 콜레스테롤의 배출에 용이하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한 노화방지 및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3. 콩에 들어있는 트립신이라는 성분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 개선에 도움을 준다.
4. 콩의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분자구조가 비슷하여 여성에게 좋다.
이소플라본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시키는데 이는 피부를 탱탱하게! 머리카락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5. 다들 알다시피 콩에는 칼슘 함량이 높아 뼈 건강에 좋다.
주소 및 영업시간
주소 : 대구 수성구 지범로47길 8-3
영업시간 : 11시 ~ 21시(일요일 정기휴무)
주차는 할 장소가 없다. 골목 빈 곳에 하거나 길가에 주차를 해야 된다. 길가에는 아파트 바로 앞 상가인데 주차단속에 찍힐 수 있으니 유의해야 된다. 우리도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골목골목을 헤매다 적절한 곳에 주차하였다.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는 범물동밥집 옛고을
옛고을은 청국장을 메인으로 하는 가게이다. 다른 메뉴로는 돼지찌게, 소고기찌게도 판매하고 있으며 여기서 청국장 말고 많이 먹는 음식이 석쇠불고기라고 한다. 모든 음식의 재료는 국내산이며 청국장에 들어가는 소고기도 한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청국장치고는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이라고 느꼈다. 한 그릇 가격이 9천 원이라니! 밥은 별도다. 그래서 한 끼 만 원짜리 밥상이다. 근데 나 두 공기 먹었다.
메 뉴
청국장, 된장찌개, 돼지찌개 9,000원
소고기찌개 11,000원
밥 별도 1,000원
석쇠불고기(소) 17,000원
석쇠불고기(대) 20,000원
할머니 집 같은 옛고을
주방이 훤히 보이는 깔끔한 내부, 정감 가는 인테리어
옛고을은 범물동 토박이들만 가는 숨은 맛집이다. 동네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것을 어떻게 느꼈냐면,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도 3-4명 정도 무리 지어 들어왔고 그 연령대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청국장이라는 메뉴가 유명한 만큼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더 많았지만 30대쯤 보이는 젊은 연령층도 자연스레 들어와 바로 주문 후 착석했기 때문이다. 신발을 입구에 벗은 후 보이는 반질반질한 마룻바닥이 깨끗하니 시골 할머니 집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흰 방석이 아주 깨끗하게 놓아져 있었고 방석마다 예쁜 자수가 놓여 있었다. 방석의 상태로 보았을 때 세척을 주기적으로 하는 듯해 보였다. 우리도 청국장 2인분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식전 숭늉으로 달래는 위장
주문하고 나면 숭늉을 건네주신다. 숭늉도 또한 소화를 잘 되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식전에 먹으면 속을 보호할 수 있고 속이 편안해지며 식후에는 입가심도 및 소화를 잘 되게 해 준다. 한때 숭늉에 빠져 누룽지를 매일 끓여먹은 적도 있다. 입맛이 없거나 음식 하기 귀찮을 때 종종 해 먹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구수하니 맛있었다. 숭늉을 다 먹으면 신발장 앞에 있는 솥에서 리필해서 먹으면 된다. 리필은 셀프이다.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정식 밑반찬
숭늉을 먹다 보면 밑반찬이 나온다. 밑반찬을 담아주는 그릇도 다 도자기이다. 도자기를 사용하면 서빙 시에는 무겁겠지만 플라스틱보다 환경호르몬이 덜 나오고 세척하기도 용이하다. 도자기에 한 상차림을 받으니 건강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기본찬으로 호박무침, 검은콩조림, 고등어조림, 물김치, 다시마와 양배추쌈,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젓갈, 겉절이, 콩나물 등 나물무침이 나온다. 청국장집에 가면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들이다. 밥과 함께 청국장을 곁들여 싸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자취생들은 이런 건강한 채소들을 먹기 힘든데 오랜만에 영양소가 골고루 갇혀진 식단을 받게 되니 벌써 든든하게 먹은 느낌이었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는 청국장 맛보기!
밥도둑 청국장 나왔어요!
바글바글 끓는 청국장이 나왔다. 청국장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시켰다. 청국장 뚝배기의 양을 봐서는 1인분처럼 느껴졌다. 2인분 그릇치고는 작아 보였기 때문이다. 청국장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너무 크게 가진듯하다. 우선은 먹어보면 알겠지라는 생각에 국자로 듬뿍 퍼보았는데 뜨겁게 끓어오르는 국물 사이로 퍼 올린 콩들을 보며 양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다른 가게에 가면 청국장찌개는 된장찌개보다 걸쭉하고 콩의 양이 많다. 청국장이 된장보다 콩이 많이 들어가 더 팍팍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옛고을의 청국장은 청국장찌개라고 하기에는 된장찌개 같았고 콩의 양은 많으나 간도 옅은 편이었다. 청국장의 특유의 맛은 있었고 적당히 칼칼하니 고소하였다. 두부와 파가 많이 들어가 더 담백하였다. 작아 보이는 양이였지만 먹다 보니 2명에서 밥 4개를 먹었다. 이모가 처음에 먹어보고 더 시키라고 말리셨는데 너무 맛있어 못 참고 두 그릇 뚝딱 했다. 넉넉하니 많이 드시길 바란다. 소화 잘 되니 많이 먹어도 괜찮다.
이모~ 비빔그릇 주세요!
작은 밥그릇에 비비다 보니 청국장을 나물들과 비벼먹고 싶어졌다. 더 큰 그릇이 필요해서 이모한테 달라고 하니 비빔그릇을 내어주셨다. 비빔 그릇에는 참기름과 깨소금 간이 되어 있었고, 이것 또한 준비되어 있었다. 늘 이렇게 내어준다보다. 무침 나물들을 모두 넣고 밥에 청국장 한 숟가락 크게 넣어 비벼 먹었다. 고추장은 따로 주지 않았는데 나물에 기본으로 간이 되어 있어 그냥 먹어도 괜찮았다. 조금의 간을 더 추가하고 싶다면 쌈채소에 같이 나온 젓갈로 살짝 간을 해서 먹는 것도 좋다.
진짜 맛집은 밑반찬은 먹어보면 안다. 밑반찬에서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밥집일 수 있는데 정말 오래된 맛집은 밑반찬에서도 다른 맛이 난다. 간이 세서 맛있는 것과는 다르다. 적절한 양념이 잘 어우러진 밥집은 밑반찬으로도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으니까. 옛고을도 반찬이 맛있었다. 반찬은 밥을 비비다 보면 부족할 수 있는데 더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가져다주신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가격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처음에는 너무 비싼 편?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가격이 비싸도 동네 단골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이 어떤 이유일까 생각해보았다. 물가가 오른 것과, 바쁜 시간 때 투입되는 인원(내가 갔을 땐 평일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도 불구하고 조리사 외 3~4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있었다),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과 제일 중요한 맛! 이 어우러진 것을 보고 가격에 대해 납득이 갔다. 여기 또한 한국적이고 대중적인 나의 입맛에 딱 맞았고, 재방문을 할 수 있다면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의 맛집이다.
옛고을 외에도 범물동에는 숨은 맛집이 많다.
동네사람만 가는 맛집이 하나 더 궁금하다면? 이곳은 어떤가!
#범물동밥집 #청국장맛집 #옛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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